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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문화는 삶의 꽃이다

사람 사는데 문화가 가장 중요한 가치기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가는 곳마다 대규모 전람회와 공연들이 이어지고 지자체마다 다양한 축제를 열어 문화에 대한 허기를 메워주고 있지만 국민들이 문화를 접하는 수준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한 예로 2007년 창원에서 열린 ‘월드 퍼레이드 프리 페스티벌’ 에서 있었던 일을 들 수 있다.
주최 측에서 유명 설치작가 최정화씨와 김언경씨를 초청하여 작품을 의뢰했다.
김언경씨는 수많은 바람개비를 만들어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고, 최정화씨는 시청건물 전체를 오방색 천으로 감아 보는 이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주민들이 시청 민원실에 전화를 걸어 “시청이 무슨 무당집이냐!” 며 항의하자 작품을 철거해 버린 것이다. 이 일은 한때 중앙 화단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길거리에 설치해 놓은 바람개비들은 진행요원들의 눈을 피해 죄다 뽑아갔는데, 모퉁이에는 버려진 바람개비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것은 기초질서의 문제다. 어린 학생들도 그 정도는 잘 지킨다.

강원도 정선에서는 관료들의 문화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일도 있었다.
지방문화단체에서 기획한 장승제와 만지산 서낭당 축제를 미신이라는 이유로 밀어낸 것이다. 우리전통문화를 통하여 지역민들의 안녕과 단합을 꾀하는 놀이문화를 문화가 아닌 종교적 잣대로 판단한 것이다. 한 관료의 지나친 신앙심이 원인이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지만 문화 수준은 아직도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한 나라의 문화는 문화인, 예술가들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들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 나라의 문화수준이란 결국 함께 즐기는 전체 국민들의 눈높이만큼 만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문화는 강요해서 될 문제도 아니고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애착을 가져야 한다.
정책적으로는 단계별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삶 자체가 아름다워져야 한다.
전체 국민들의 문화적 눈높이가 높아질 때 비로소 문화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는 것이다.

<칼럼>문화는 삶의 꽃이다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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